겨울왕국 돌풍으로 생각해보는 뮤지컬에 대한 착각 내가 사는 세상


분명히 매력적인 장르다.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면서 흥은 더욱 돋우고 슬픔은 더욱 애절하게 만든다. 인간 감정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일 것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함께 웃고 함께 울게 만든다.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는 뮤지컬 이야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Frozen, 2013)'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대통령 선거가 열렸던 지난 2012년에는 거의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졌던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 2012)'이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아바(ABBA)의 노래를 바탕으로 한 '맘마미아'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뮤지컬 성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명성왕후'가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고, '김종욱 찾기'가 대학로 흥행을 바탕으로 충무로까지 진출하기는 했어도 한국 뮤지컬의 희망을 봤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다음이 없는 이유에서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뮤지컬을 싫어한다고 한다. 노래로 인해서 감정 전달이 안 되고 그로 인해 집중이 힘들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것은 뮤지컬이기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된 뮤지컬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즉 잘 되는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의 차이라고 할 것이다.

외국의 유명한 작품들은 단순히 대사를 노래로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감정을 흔드는 명곡이 들어있다. '캣츠(Cats)'의 'Memory'가 그렇고,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의 'I dreamed a dream'이 그렇다. 이 노래들은 작품과 별개로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곡들이다. 심지어 이 노래를 듣기 위해 해당 작품을 보러 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의 뮤지컬들은 다르다. 단순히 대사에 멜로디를 입힌 것에 그칠 뿐이다. 그야말로 감정 전달도 안 되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도 없다. 그렇다고 멜로디가 친숙하지도 않다. 왜 저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지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그저 뮤지컬이기 때문에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공식에 따른 것으로 보일 뿐이다.

백제 건국 과정의 일부가 그려진 '미스터 온조'라는 작품을 보면서 느낀 감정도 다르지 않다. 뮤지컬이기 때문에 노래를 하는 건지, 노래를 하기 위해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를 정도다. 스토리는 엉성하고, 이야기 전개는 지루했으며, 무엇보다 노래가 들을만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도대체 왜 뮤지컬로 만들어진 것인지 의문스럽다.

무릇 새로 시도하는 일에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이다. 한국 뮤지컬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실패가 필요하기는 하다. 그러나 모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통한 깨달음이 있고, 그에 따른 학습이 있을 때 비로소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된다.

안타깝게도 한국 뮤지컬들은 여전히 대사에 멜로디를 입힌 수준에 불과하다.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은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조건은 하나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그것이다. 대사를 노래로 한다고 뮤지컬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 그 시작일 것이다. 대사 전달을 노래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전달을 노래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건 이미 관객들도 알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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