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불륜이 시작되는 은밀한 장소, 룸넘버13 내가 사는 세상


막장이 대세다.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고 불륜과 출생의 비밀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막장 시추에이션이 TV와 극장을 주름잡는다. 이러한 막장 코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대학로에까지 진출했다.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어느 호텔(사실 호텔보다는 모텔이 더 불륜스러운 느낌이지만)의 613호실로 숨어든 두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룸 넘버 1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연극 '룸 넘버 13(Room No. 13)'은 다른 막장 드라마나 막장 영화와는 전혀 다르다.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결코 불결하지 않고 배신과 음모가 가득하지만 전혀 불쾌하지가 않다. 오히려 유쾌, 상쾌, 통쾌한 웃음이 두 시간 동안 소극장 안을 가득 메운다. 도대체 이 작품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 작품은 어느 호텔의 613호실에서 벌어지는 단 몇 시간 동안의 소동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 방의 주인은 여당 국회의원과 야당 총재의 비서. 서로 가정이 있고 아내와 남편이 있는 두 사람의 만남은 불륜 그 자체였다. 각각 의회와 친정이라는 핑계로 가정을 빠져나와 한순간의 쾌락을 즐기기 위해 만났고 이제 막 서로의 육체를 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순조로운 줄로만 알았던 그들의 계획에 전혀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오붓한 둘만의 시간에 불청객이 뛰어들면서 악몽의 시간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한 거짓은 거짓을 낳고 그 거짓은 또 다른 거짓으로 이어지면서 그렇게 두 시간 동안 13호실은 요란한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룸 넘버 13(Room No. 13)'의 최대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탄탄한 스토리이다. 아슬아슬하게 계속 이어지는 위기의 상황들로 관객들을 긴장하게 되고 의외의 상황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출연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와 함께 완성도 높은 스토리 전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연극들과 달리 이 작품은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불륜의 주인공인 리처드뿐만 아니라 그의 보좌관 조지까지 녹초가 되도록 뛰어다니고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들도 덩달아 지치게 된다. 다만 배우들과 차이가 있다면 관객들은 뛰어다니느라 지치는 게 아니라 지칠 정도로 정신없이 웃는다는 점일 게다.

물가인상과 실질소득 감소 그리고 황사와 방사능 등으로 갈수록 웃을 일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큰 소리로 웃고 싶다면 대학로 극장 '가자'로 가 볼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영국 최고 권위의 '로렌스올리비에 베스트 코미디상'에 빛나는 코미디 핵폭탄 '룸 넘버 13(Room No. 13)'이 잠시나마 근심을 잊고 실컷 웃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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