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매 순간마다 선택을 강요받는다. 그 선택은 작게는 점심 메뉴 선택에서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평생을 좌우하게 될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순간적인 선택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오랫동안 고심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결과는 선택 후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결과를 미리 알고 하는 선택은 없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과연 어떤 선택이 최선일까?
선택이란 어느 한쪽을 취하고 다른 한쪽은 버리는 일이다. 이런 선택 앞에서 사람들은 성향에 따라 두가지 부류로 나뉘기 마련이다. 하나는 일단 행동하고 보는 모험추구자이고 다른 하나는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위험관리자이다. 지구의 대략 4분의 3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선택에 있어 신중한 위험관리자들이고 나머지가 조급한 성향의 모험추구자들이라고 한다.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고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기회를 낚아채는 충동의 힘 스프링'의 저자 닉 태슬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오면 잉글랜드와 프랑스,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20일 유럽 여행의 기회에 당첨되는 것과 동전을 던지지도 않고 무조건 일주일짜리 이탈리아 여행권의 기회가 생긴다고 할 때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하겠느냐는 것이다. 하나는 경품은 크지만 못 받을 확률이 있고 다른 하나는 100% 당첨이지만 경품이 작다.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사실 위에서 제시한 조건은 충분한 사례가 될 수 없다. 우리라면 일주일짜리 이탈리아 여행도 충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의 현실에서 바꿔본다면 다음과 같아야 할 것이다. 추첨으로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받게 되는 것과 5천원짜리 상품권의 무조건 당첨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말이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흔히 하는 방식이 모두 이렇다.

대부분의 경우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확률이 아무리 높아도 100만원짜리 상품권의 주인은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내 팔자에 무슨 복이 있다고 ..."하는 우리 특유의 팔자 의식도 영향이 있으리라 본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5천원을 포기하고 100만원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운을 시험하는 도박인 셈이다. 이들은 아주 낮은 가능성이라도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들이다.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할지라도.
'스프링'은 이런 모험추구자들에 대한 책이다. 흔히 충동적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모험추구자들은 혁신적인 아티스트나 세상을 새로운 방향으로 과감하게 이끌어가는 창조적 리더가 되었다는 이유에서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리처드 브랜슨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폭발적인 성공 뒤에는 골칫덩이로 여겨졌었던 충동이 의외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기에 성공에 이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충동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지 않고 이해하고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자신의 의사결정 유형을 파악해야 하도록 도와주고 모험추구자들을 위한 충동 사용설명서와 위험관리자들을 위한 충동 사용설명서를 통해 충동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충동을 억제하기보다는 적절히 활용하라는 의미에서다. '나는 왜 툭하면 화부터 낼까?'의 저자 트래비스 브래드베리 박사는 추천사를 통해서 "충동만 잘 알고 활용해도 매순간 더 똑똑한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 내가 내리는 선택이 단순히 충동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혁신적인 관점에 의해서인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실패한 결정은 충동에 의한 것이고 성공한 결정은 혁신에 의한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이 책으로 자신감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실제 활용하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자기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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