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양의 발칙하고 유쾌한 이중생활, 박수건달 내가 사는 세상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운명을 팔자라 한다. 그렇게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말이자 동시에 나약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저 팔자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광호(박신양)도 그랬다. 같은 조직의 라이벌 태주(김정태)의 칼에 맞으면서 불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더니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과연 광호 앞에 놓여진 운명이란 어떤 것일까?

박신양이 주연을 맡은 영화 '박수건달'은 한때 한국 영화를 조폭의 늪에 빠트렸던 또 하나의 건달 영화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오늘의 그를 있게 만든 영화 '약속(A Promise, 1998)'과 유사한 소재라는 점에서도 더욱 그렇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제목에서 묘한 뉘앙스를 풍긴다는 점이다. '박수무당'과 '백수건달'을 합친 '박수건달'이 그렇다. 도대체 이 영화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이란 말인가.

'박수건달'은 제목에서 암시하는 바와 같이 조폭 세계를 전전하던 주인공이 어느 날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면서 전혀 다른 두 가지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겪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조폭 이인자의 세계와 신내림을 받은 총각무당, 즉 박수무당의 세계를 오가는 것이다. 이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세계를 교묘하게 엮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제목의 힘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제목 한번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다.

물론 같은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식상한 느낌을 주기도 했을 것이다. '두사부일체'와 같은 또 하나의 조폭코미디 영화로 인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스토리도 없이 액션만 난무하고 재미없는 억지 설정의 연속인 영화들에 얼마나 속아왔던가. 하지만 '박수건달'은 달랐다. 액션과 코믹을 적절히 섞은 데다 감동까지 버무렸기 때문이다. 억지로 웃기지 않거니와 억지로 울리지도 않는 영화였다.

이 영화의 작명에 대한 감탄은 직접 봐야지만 나올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그저 그런 조폭영화라고 생각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영매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사랑과 영혼(Ghost, 1990)'을 닮았고 주인공에게만 귀신이 보인다는 점에서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1999)'를 닮기도 했지만, 그 영화들과는 또 다른 맛과 재미가 있다. 조폭영화이므로 액션도 있고 코미디영화이므로 약간의 어거지가 없지않으나 대체로 무난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영화에는 박신양 외에 김정태나 조진웅, 김성균, 김형범과 같은 감초 연기자들이 함께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아역배우인 윤송이(수민 역)의 역할이 빛나는 영화였다. 꼬마 아이가 어쩌면 그리도 깜찍하게 경상도 사투리 연기를 잘하는지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 영화를 직접 보면 이 꼬마 배우로 인해서 영화가 더 살았다는 점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더구나 이 영화가 데뷔작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지난 2013년 1월 9일 개봉한 '박수건달'은 두 주 동안 무려 350여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때 유승룡 주연 '7번 방의 선물'에게 선두자리를 내주기는 했어도 이안 감독의 '라이프 오브 파이'나 워쇼스키 형제(또는 자매)의 '클라우드 아틀라스',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 등의 공세에 당당히 맞서서 얻어낸 성적이었다. 그 남자의 발칙하고 유쾌한 이중생활이 궁금하지 아니한가?

박수건달(2012)
코미디 | 한국 | 127분 | 2013.01.09 개봉 | 감독 : 조진규
주연 : 박신양(광호), 김정태(태주), 엄지원(명보살), 정혜영(미숙), 김성균(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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