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기까지 내가 사는 세상


이 남자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도저히 치열한 삶을 살아온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는다. 책의 표지만 봐도 그렇다.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주인공의 포스터처럼 보일 뿐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는 문구가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 홍보를 위해 사용한 홍보문구로 보이기도 한다. 도대체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줄리언 어산지'라는 책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다. 흔히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로만 알려져 있는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의 성장과정을 알아야 하고 그가 살아온 길을 알아야 하고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필요를 채워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기존의 다른 책과 다른 것은 '위키리크스'라는 폭로전문 사이트가 아니라 '줄리언 어산지'라는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키리크스-권력에 속지 않을 권리' 또는 '위키리크스-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이라는 책들이 '위키리크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 책은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둘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위인전 느낌이 물씬 풍기기도 한다. 조금 과장한다면 우상시하는 느낌도 든다. 71년생으로 오십대에 들어선 이 남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다 요절한 것도 아니고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아니 많이 오버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도대체 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줄리언 어산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축복이 될 수도 있겠다. 성경에서는 예수의 탄생 이후 청소년의 기록이 전무한데 비해서 이 책은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출생의 비밀부터 시작해서 성장 과정 등 그야말로 잡다한 내용(그를 이해하기 위해 빼놓으면 안 될 만큼 중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까지 포함하고 있는 까닭에서다. 그를 동경하고 그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이고 싶다면 이 책만한 책도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은 실제 인물을 그리고 있다기보다는 한편의 첩보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듯 여겨지기도 한다. 저자에 대한 소개 부분에서도 "실제 사건이라기보다는 소설가 톰 클렌시가 쓴 스릴러물을 읽는 착각에 빠지게 할 정도로 파울러는 이 책에서 진실의 모든 요소를 드라마틱하게 풀어주고 있다"는 부분이 있다. 극적일 수는 있어도 그만큼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어색한 문장 때문이다. 도저히 전문 번역가의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끔하지 하지 못한 문장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어떤 문장은 그저 자동번역기를 돌린 수준으로 보일 정도다. 번역은 전문가일지 몰라도 국어 실력은 그보다 훨씬 뒤떨어져 보인다. 책에 대한 호감도가 그에 비례해서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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