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에 빠져 거짓말까지 하는 아이를 이해하려면 내가 사는 세상


아침마다 전쟁이 벌어진다. 고함이 오가고 험한 소리까지 이어진다. 청소년 또래 자녀가 있는 대부분의 집이라면 그다지 낯설지 않은 풍경일게다. 좋게 얘기해서는 도무지 들어먹지 않는다는 게 엄마의 입장이고 남의 속도 모르고 답답한 소리만 한다는 게 아이의 입장이다. 둘 사이에 접점은 없어 보인다. 그저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곁에서 지켜보는 아빠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자녀문제에 있어서 그동안 아빠는 철저히 제 3자가 되어야 했다. 아내의 편을 드는 순간 아이는 아무도 의지할 데 없이 철저히 고립될 수밖에 없고 아이의 편을 들게 되면 아내가 서운해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순간 그나마의 알량한 평화마저 깨져버리고 만다. 철저히 중립을 지키는 게 현명하다. 그게 쉽지 않기에 차라리 귀가를 미루는 가장도 없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개입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한번은 도저히 참고 있을 수가 없어서 한마디 거든다는 것이 오히려 분위기만 싸늘하게 만들고야 말았다. 조금 더 참지 못하고 둘 사이에 끼어든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지고 난 후였다. 그 여파가 상당히 오래갔음은 물론이다. 다시는 함부로 나서지 말아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아내는 아내대로 불만이 쌓여간다. 누군가에게 상담이라도 받아서 서로의 문제점을 고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누구에게 어떻게 알아봐야 하는지 알 수 없으니 그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때 만난 책이 '사춘기 자녀의 4대 변화 관리법'이라는 명진출판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중학생의 멘토 부모되기'이다.

제목만 보면 또 하나의 그저 그런 책이 아닐까 싶었지만 읽어보니 다른 책과는 다른 그 무엇이 있었다. 흔히 뻔하고 뻔한 공자님 말씀이 대부분인 데 비해서 이 책은 부모의 역할을 분명히 알려주고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를 제대로 짚어주고 있었다. 특히 청소년기 아이들의 심리상태에 대해서는 부모들의 몰이해를 깨우쳐줄 만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어릴 때는 부모가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완벽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자아가 발달함에 따라 부모 또한 자신처럼 허점투성이에다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그래서 예전 같은 수직적 관계는 거부합니다. 어렸을 때엔 부모의 요구와 명령에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부모의 말과 행동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가지게 된 겁니다. 그래서 예전엔 '네'라고 대답했던 것에 대해서도 '왜?'라고 반문하고 순순히 따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P.24)

사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과도할 정도로 요구하고 집착하는 것은 아이가 이미 커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껏 그래 왔으니 앞으로도 그렇게 해도 된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몸이 커진 만큼 머리가 커졌고 생각이 커졌음은 물론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러한 현실은 외면하고 자신의 말만 하려고 한다. 마찰의 근본 원인이다.

이 책은 아이를 변화시키려고 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변하라고 권한다. 불완전한 심리 상태인 아이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그게 더 쉽고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즉, 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변한다는 말이다. 그럼 이런 반문이 있을 것이다. 그게 말처럼 쉬우냐고.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계속 이렇게 살 생각이 아니라면 시도는 해볼 필요는 있지 않은가.

그를 위해 이 책에서는 먼저 갈등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원인을 찾아주며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까지 체계적으로 제시해 준다. 공자님 말씀처럼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걸그룹에 빠져 거짓말까지 하는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들이다. 1-3 '연예인에 미쳐 있어요'에서는 그런 아이의 심리 상태를 알려주고 자녀의 스트레스 상황을 점검하고 자녀가 좋아하는 스타에게 부모도 관심을 가지며 원칙을 정한 후 '어떤 팬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 주라고 하는 식이다.

"부모들은 공부도 잘하고 성실하던 아이가 연예인에 빠져서 이상하게 변해버렸다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일지 모릅니다. 연예인 때문에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그전부터 이미 공부나 생활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성적이나 진로 고민 또는 부모-선생님-친구와의 관계에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안고 있는 아이들은 연예인을 쉽게 좋아하고, 한번 좋아하기 시작하면 깊게 빠져듭니다. 특히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을수록, 자아정체감이 낮을수록 스타의 우상화 경향이 커진다고 합니다. 공부에 자신이 없거나 열등감이 강한 아이일수록 괴로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욱 연예인에게 집착하게 된다는 것이지요."(P.59)

360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생활 변화 관리를 시작으로 관계 변화 관리와 성적 변화 관리, 미래 변화 관리에 이르기까지 4개 파트의 17가지 사례와 해결책들이 들어있다. 그중에는 아이에게 이성 친구가 생겼을 때, 잘못을 지적하면 버럭 화를 낼 때, 공부하는 방식이 영 미덥지 않을 때 등 쉽게 풀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서도 정리되어 있다. 우리 집사람뿐만 아니라 아이 문제로 상심해 있을 이땅의 모든 엄마들에게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프롤로그 독립운동을 시작하는 아이들―중학생이 되면 아이들은 왜 달라질까?

PART 1 생활 변화 관리: 말로만 듣던 사춘기, 별일 없이 지나갈 수 있을까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1] 친구 말은 들어도 부모 말은 안 들어요
엄마 말보다 친구랑 한 약속이 우선이라니 | 사춘기는 부모 그늘을 떠나려는 시기 |
어린애 취급하는 부모보다 친구가 더 내 맘을 알아주니까
솔루션1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그런 애랑 놀지 마’
솔루션2 함께 원칙을 정한다: ‘어떤 친구’인가보다 함께하는 행동에 초점을 맞춘다
솔루션3 자녀의 친구에 대해 알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솔루션4 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마련해준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2] 외모에 신경을 너무 많이 써요
아이라인까지 그리고 다니는 중학생 딸 | 외모에 관한 관심이 극도에 달하는 시기 |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세상의 중심이 바로 ‘나’ | 외모 중심 사회를 만든 건 바로 어른들이다
솔루션1 자녀의 취향을 존중하는 게 우선
솔루션2 ‘무조건 안 돼!’는 해결책이 아니다
솔루션3 부모가 먼저 편견을 버린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3] 연예인에 미쳐 있어요
걸 그룹에 빠져 거짓말까지 해요 | 십 대들이 스타에게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
팬카페는 또래 집단의 심리적 탈출구
솔루션1 자녀의 스트레스 상황을 점검한다
솔루션2 자녀가 좋아하는 스타에게 부모도 관심을 가진다
솔루션3 팬클럽 활동, 막을 수는 없지만 원칙은 필요하다
솔루션4 ‘어떤 팬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준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4] 벌써 이성 친구가 생겼어요
빈집에 여자 친구랑 단둘이 있던 아들 | 요즘 청소년에게 이성 교제는 자연스러운 일 |
개방적인 부모조차 ‘내 아이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 | 쉽게 시작하는 만큼 쉽게 그만두는 이유
솔루션1 궁금하거나 불안하다 해도 하지 말아야 할 말
솔루션2 이성 교제와 관련된 규칙을 함께 정한다
솔루션3 스킨십의 한계를 확실히 정한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5] 욕을 너무 많이 해요
욕이 빠지면 대화가 안 돼 | 화날 때도, 기쁠 때도 욕으로 표현하는 아이들 |
욕의 근본 원인은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 너무나 놀라운 ‘말’의 힘
솔루션1 욕하는 감정상태를 먼저 살핀다
솔루션2 욕설 각각의 뜻과 함께 바람직한 표현을 가르쳐준다
솔루션3 부모가 욕을 하지 않는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6] 집에만 오면 통 말이 없어요
재잘거리기 좋아하던 딸아이가 딴사람이 됐어요 | 말해봤자 어차피 통하지 않을 거라는 절망감 |
수직에서 수평으로 관계를 전환해야 하는 시점
솔루션1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를 바꾼다
솔루션2 억지로 말문을 열려 하지 말고 자녀가 보내는 신호를 살핀다
솔루션3 문제해결의 열쇠는 ‘공감’이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7]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것 같아요
세상에, 내 아들이 왕따였다니! |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내 아이의 일 | 부모와 사회가 왕따를 가르친다
솔루션1 자녀가 이야기하길 기다릴 게 아니라 이상 증후가 있는지 살핀다
솔루션2 피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렇게 대처한다
솔루션3 사건이 종료되었다 해도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해야 한다

PART 2 관계 변화 관리: 부모 권위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라지만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8] 잘못을 지적하면 버럭 화를 내요
툭하면 신경질을 부려요 | 사춘기 뇌는 대대적인 리모델링 중이다 | 돌출행동을 해놓고 스스로도 당황하는 아이들
솔루션1 반항적인 태도에 즉각 대응하기보다 생각할 시간을 준다
솔루션2 화풀이하지 말고 제대로 훈계한다
솔루션3 부모도 잘못한 게 있다면 자녀에게 사과한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09] 알아서 하겠다고 해놓고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요
알아서 할 테니 간섭하지 말라는군요 | 부모가 생각하는 ‘일’과 자녀가 생각하는 ‘일’이 다르다 |
양육자에서 멘토로, 부모 역할을 전환해야 하는 시기
솔루션1 실패할 기회와 책임질 기회를 준다
솔루션2 부모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준다
솔루션3 자녀를 인정하고, 믿고, 확신한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0] 아이 방이 난장판이에요
밖에서는 모범생으로 통하지만 자기 방은 도깨비 소굴 | 부모에겐 중요하지만 아이에겐 사소한 일 |
기껏 해봐야 꾸중만 들으니
솔루션1 자녀를 비난하는 대신 상황을 객관적으로 묘사한다
솔루션1 부모의 솔직한 마음을 ‘나-메시지’로 전달한다
솔루션3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마련한다
솔루션4 잘못한 점을 지적하기보다 잘한 점을 칭찬한다

PART 3 성적 변화 관리: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아이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1] 공부하는 데 유혹거리가 너무 많아요
집안을 발칵 뒤집은 핸드폰 소동|세상의 변화에 따라 걱정거리도 변하기 마련 |
자녀의 절제력은 부모의 습관에 영향받는다
솔루션1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인다
솔루션2 자녀의 취향도 존중하면서 공부하기에도 좋은 환경을 만든다
솔루션3 유혹거리를 날려버리는 ‘3?7?21 습관 프로젝트’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2] 공부하는 방식이 영 미덥지 않아요
기껏 학원 보냈더니 성적이 더 떨어졌어요 | 부모가 오히려 학원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가?
솔루션1 학원에 가지 않으려 할 때는 그 이유에 먼저 귀 기울인다
솔루션2 공부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솔루션3 자녀의 공부 스타일을 인정한다
솔루션4 공부 계획을 세웠다면 자녀를 믿고 지지해준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3]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려고 해요
영어, 수학은 등한시하고 사회 과목만 파고들어요 | 부모 눈에는 부족한 것만 보인다 |
열심히 하는 과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청신호!
솔루션1 공부 편식의 원인을 찾아본다
솔루션2 잘한 과목을 칭찬한 후 취약과목의 의욕을 북돋운다
솔루션3 취약과목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함께 세운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4] 성적의 기복이 너무 심해요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려요 | 본인도 답답하기만 한 널뛰기 성적표 |
자녀 스스로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부모의 배려가 필요하다
솔루션1 공부 방법과 공부 습관에 문제해결의 실마리가 있다
솔루션2 ‘시험 3주 전략’을 세운다
솔루션3 ‘시험 피드백’을 통해 이후 공부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준다
솔루션4 시험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준다

PART 4 미래 변화 관리: 요즘은 고입에서 진로가 결정된다는데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5] 성적이 중위권인데 진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요?
경영 컨설턴트가 꿈이라면서 공부는 안 해요 | 공무원 시험에 청춘을 바치는 이십 대가 되지 않기를 |
보다 현실적인 조언을 위하여
솔루션1 자녀와의 집요한 대화에서 해답이 나온다
솔루션2 직장이 아니라 꿈을 펼칠 직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솔루션3 자녀에게 현실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
솔루션4 부정이나 방관이 아니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6] 우리 애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눈 씻고 봐도 내세울 게 없네요 | 정말 자녀의 재능이 문제일까? | 부모 눈에 자녀의 재능이 보이지 않는 이유
솔루션1 다른 눈으로 보면 자녀의 재능이 보인다
솔루션2 좋아하는 것 속에 잘하는 것이 있다
솔루션3 부모가 먼저 자신의 흥미와 재능을 찾아보자

[잔소리와 멘토링 사이 17] 아이에게 롤모델이 왜 필요한가요?
대중음악을 하겠다며 공부는 뒷전이에요 | 전문가와의 만남은 꿈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롤모델을 통해 삶의 지침을 얻는다 | 꿈이 없는 청소년에게 더욱 필요한 롤모델
솔루션1 누구를 롤모델로 삼아야 할까?
솔루션2 롤모델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할까?
솔루션3 롤모델을 만나는 전 과정이 경험이고 공부다
솔루션4 롤모델과의 만남을 성실하게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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