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아니라 웬수라고 하기 전에 읽어야 할 사춘기 대화법 내가 사는 세상


처음부터 좋은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엄마, 아빠는 없다. 다들 세상에서 누구보다 좋은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러한 다짐은 언제부턴가 지키기 어려워진다. 이유도 모르고 원인도 모른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는 말로만 지금의 상황을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자식이 아니라 웬수라는 말까지 튀어 나올 정도다.

부모의 대부분은 자식을 키우면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육아라는 일을 인생에서 처음으로 경험해 보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부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환경이라 해도 남들보다 월등한 사람들은 어디에나 꼭 있기 마련이다. 그런 천부적인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처음이라는 부담감에 짓눌리다 보니 우왕좌왕하게 되고 허둥지둥하게 된다.

첫아이를 가졌을 때, 그리고 첫아이를 낳았을 때, 첫아이가 뒤집기를 시도하고 끝내 성공했을 때, 첫아이가 엄마, 아빠를 부를 때, 첫아이가 수없이 넘어지는 일련의 시간을 거쳐 혼자 걸음마를 하게 되었을 때와 같이 아이로 인해 받았던 감동들을 나열하려면 끝이 없다. 하지만 사람이란 망각의 동물이다 보니 그러한 기억들은 어느새 서서히 옅어지고 만다. 그런 일이 실제로 존재해었는지 조차 혼란스러울 때도 많다.

큰아이와 아내는 대화를 하지 않는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 둘은 서로 언성을 높여 싸울 뿐이다. 아내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는 아들이 야속하고, 아이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엄마로 인해 속상하다. 그러면서 상대의 말을 듣기 보다는 자신의 말을 하려고만 한다. 목청 높여 싸우다 시피 말하는 것도 당연하다. 서로의 답답함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로 둘째 아이에게는 정반대의 이유로 분통을 터트린다. 큰 아이와 달리 둘째는 아예 입을 닫아 버리는 탓이다. 큰 아이는 목소리 높여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데 비해서 작은 아이는 아예 대꾸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작은 아이가 원래부터 그랬던 아이는 아니었다. 딸 노릇한다고 하는 소리까지 듣던 아이였다. 그러던 아이가 갑자기 변해버린 것이다.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하지 말아야 할 말, 해야 할 말'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사춘기 대화법'을 보면서 문득 왜 이제서야 이런 책을 만나게 되었는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에 읽어두었더라면 아이에게 상처주는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아이와의 관계도 지금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몰라서 그렇게 못했을 뿐이지 알면서도 일부러 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했던 내용 중의 하나는 저자가 '부모의 신뢰를 가장한 게으름'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믿는데 그러다보면 아이들이 놓여 있는 상황이 과거와 얼마나 다른지 신경 쓰지 않게 된다고 한다. 아이는 진작부터 수도 없이 신호를 보내오고 있는데 다 놓치고 있다가 어느 순간 아이가 변했다고 아이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는 말이었다.

저자에 의하면 대화로 풀리지 않는 문제는 없다고 한다. 어떤 문제라도 일단 대화가 가능해지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고, 시간을 들여 천천히 조심스럽게 엉킨 매듭을 풀어 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처방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해결책까지 제시해 준다. 편안한 관계를 만드는 9가지 대화의 기술과 아이가 보는 문제 상황별 대화법, 주말 1시간 대화법 등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도 들어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만능일 수는 없다.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 일이 이론처럼 되는 것도 아니고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닌 까닭에서다. 다만,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겠다. 대화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세상의 모든 부모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사춘기 아이와 대화가 쉬워지는 8가지 말투

1. 진심이 담긴 칭찬과 감사의 말을 잊지 않는다.
오늘은 일찍 집에 왔구나. 친구들과 같이 놀고 싶었을 텐데 약속을 지켜 줘서 고마워.

2. 아이의 잘못은 간접적으로 말한다.
그래. 기분이 상하면 말하고 싶지 않지. 네가 친척들이 묻는 말에 짜증 나는 표정으로 대답해서 엄마가 좀 당황스러웠어.

3. 아이를 비난하기 전에 부모의 과오를 먼저 말한다.
엄마가 너한테 손님들이 온다는 것을 말했어야 했는데 미처 말하지 못해 미안해. 너도 좀 당황했지?

4. 명령하는 대신 부탁한다.
어른들이 있는 곳에서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행동은 좀 무례하게 보일 거야. 또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는 스마트폰 대신 대화에 집중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5. 아이의 자존심과 체면을 살려 준다.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엄마는 네가 좋아하는 일에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구나 싶어 안심이 돼. 엄마가 원하는 일에도 그런 집중력을 보여 줄 수 있지?
 
6. 사소한 일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제 지갑에 밴드 두 개가 들어 있는 것은 정말 특별해. 필요한 순간에 바로 남을 도울 수 있잖아.

7. 항상 믿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준다.
안 된다고 하는데도 한 번 더 해 보겠다고 고집 부리는 성격이 널 성공하게 만들 거야.

8.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격려한다.
지금은 어렵고 힘들어 보이지만 잘 이겨 낼 거야.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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