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운대'는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가지고 있던 영화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며 2009년 7월 22일에 개봉했던 '해운대'는 누적 관객 수 11,397,752명으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영화 '왕의 남자'(10,685,359명)를 넘어 봉준호 감독의 '괴물'(11,065,631명)이 가지고 있던 흥행 기록을 새롭게 써나간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해운대'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동안 할리우드에서만 주로 다뤄왔던 재난 영화를 충무로에서도 도전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빈약한 스토리와 개연성 없는 이야기 전개에 대해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었다. 새로운 도전이 신선하기는 했지만 특수효과만큼이나 시나리오와 연출 부분에 더 많은 투자를 했어야 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었던 것이다.
그리로 2년이 지난 2011년 여름 '해운대'의 흥행신화를 꿈꾸며 개봉한 영화들이 있다. '고지전'과 함께 7월 20일에 개봉했던 '퀵'과 그보다 2주 늦게 개봉한 영화 '7광구'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하지만 두 영화 모두 '해운대'의 신화를 재현하지 못 했을 뿐만 아니라 한 달도 안돼서 쓸쓸하게 잊혀갔다. 도대체 '해운대'는 '퀵'과 '7광구'에게 무슨 짓을 했던 것일까?
영화 '해운대'와 '퀵' 그리고 '7광구'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제작사가 같고 '해운대'에서 각본, 연출, 제작을 맡았던 윤제균 감독의 손때가 묻어 있다는 점도 같다. '퀵'에서 윤제균 감독은 각색과 제작을 맡았고 '7광구'에서는 기획을 맡았었다. '퀵'이나 '7광구'를 보면서 또 다른 영화 '해운대'가 떠올랐다면 지극히 당연할 수밖에 없는 일인 것이다.
'퀵'이나 '7광구'는 '해운대' 뒤만 따라가면 천만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두 영화가 '해운대'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설픈 코미디와 배우들의 개성 없는 연기 그리고 한데 어울리지 못하는 배역들. '해운대'에서 비판의 대상이었던 부분들이 아무런 개선 없이 '퀵'과 '7광구'에서도 재현되고 있었다.
'퀵'과 '해운대'가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라고 해도 '해운대'에서 재난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확대시킨 듯 보일 정도로 흡사한 부분이 많다. 수시로 때려 부수고 수많은 자동차들을 충돌시키지만 이는 '해운대'에서 영도다리에 떨어지는 컨테이너를 확대시킨 걸로 느껴진다. 게다가 주인공을 맡은 이민기와 강예원은 '해운대'에 등장하는 커플이기도 하다. '해운대'에 대한 미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7광구'라고 다르지 않다. '해운대'의 히로인 하지원이 출연해서가 아니다. 어설픈 코미디로 이야기를 끌어가다가 CG로 마무리하려고 하는 의도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스토리는 빈약하고 배우들의 연기 또한 겉으로만 돌 뿐이다. 오로지 마지막 부분 쓰나미 장면만을 위해 영화의 대부분을 쓰레기로 채웠던 '해운대'와 마찬가지로 쓰레기로 가득한 두 영화가 닮은 꼴인 것이다. 10점 만점에서 3점대의 평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해운대'의 천만 관객을 꿈꾸며 100억 이상의 제작비를 들였던 두 영화는 300만과 20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해운대'가 천만 관객을 동원할만한 수준의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 수치만 보고 '해운대'처럼 만들고자 했으니 관객들의 수준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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