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나지 않는 3D 에로영화의 비참한 현실 내가 사는 세상


개봉 전부터 주연 여배우의 실종 및 자살 소동으로 관심을 모았던 에로영화 '옥보단 3D'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011년 5월 12일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누적관객수 8만여 명에 그쳤다. 대박을 기대하지는 않았겠지만 10만도 안되는 성적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수많은 비난에 시달렸던 '나탈리'보다도 흥행성적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2010년 10월 28일에 개봉했던 '나탈리'는 누적관객수 95,956명을 기록했다. '옥보단 3D'보다 1만 명이나 더 많은 것은 물론이고 누적매출액 면에서도 11억의 '나탈리'(1,114,062,000원)가 10억이 안되는 '옥보단 3D'(969,810,000원)보다 약 1억4천(144,252,000원)이나 더 많은 상황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처럼 '나탈리'보다 뒤지는 '옥보단 3D'의 흥행 참패는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이모션 3D'를 표방했던 '나탈리'의 경우 관객들의 기대 수준에 맞추지 못 했던 저질 스토리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이미 90년대에 3편이나 개봉되면서 상업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던 '옥보단'이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듣보잡이었던 '나탈리'와 비교하면 '옥보단 3D'는 고전에 가까운 수준이 아니었던가.

그 반대의 이유도 있다. '나탈리'로 인해서 3D 에로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무너졌고 그 때문에 '옥보단 3D'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나탈리'와 '옥보단 3D'는 전혀 다른 영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스토리와는 상관없이 '옥보단 3D'를 '나탈리'의 후속편 격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는 3D 에로영화를 보고자 하는 심리를 살펴보면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일반적으로 3D 영화를 보는 이유는 실감 나는 영상을 즐기기 위해서다. 3D 전용극장을 갖추고 있는 놀이공원에서 상영하는 10분 내외의 영화의 경우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스토리보다는 움직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로 3D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 공이나 물방울을 잡으려고 허공을 휘젓는 아이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요즘 가전 매장에 가면 3D TV를 시연해 볼 수 있는데 그곳에서 틀어주는 영화도 비슷한 수준이다. 무언가 튀어나오게 만들어야만 3D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저 입체 동화처럼 오돌토돌하게 보이는 효과로는 3D 영화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편보다 재미있어졌다고 하는 '쿵푸팬더2'가 아쉬운 것도 3D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3D 영화로 개봉했다면 실감 나는 3D효과를 제공했어야만 했다.

3D 에로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아마도 눈앞에서 펼쳐지는 질퍽한 정사 장면을 기대했을게 분명하다. 손에 닿을 듯 가까이에서 여주인공의 가슴과 엉덩이를 생생하게 감상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3D 영화는 이러한 장면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원근감을 확보할 수 없는 이유에서다. 3D 효과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감독들은 여주인공을 벗기는 데에만 더 관심이 많을 뿐이다. 하긴 그런 감독이라면 에로영화나 찍고 있지는 않겠지. 실감 나지 않는 3D 에로영화의 비참한 현실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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