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터, 눈물을 흘릴만큼 감동적인 영화였나 내가 사는 세상


감동적인 형제애.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2011)에서 남녀우수조연상을 휩쓸었던 영화 '파이터(The Fighter)'에 쏟아진 찬사다. 이 영화에서 복서 믹키 워드의 형이자 트레이너인 딕키 역의 크리스찬 베일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그들의 엄마이자 매니저인 앨리스 역의 멜리사 레오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과 편집상 등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 수준을 한껏 올려놓은 상태다.

비록 작품상의 영예는 콜린 퍼스 주연의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가 차지하기는 했어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은 그만큼 재미도 있고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작품상 후보에는 블랙스완과 인셉션, 에브리바디 올라잇, 127시간, 소셜 네트워크, 토이스토리3, 더 브레이브, 윈터스 본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었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듯 영화 '파이터'에는 개봉전에 실시된 시사회 이후로 각종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도 10점 만점에서 9.28점(643명 참여)을 기록하고 있고 다음 영화에서도 그와 엇비슷한 9.2(199명 참여)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랙스완이 8.77, 127시간이 8.01, 에브리바디 올라잇 7.42, 소셜 네트워크 7.49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파이터'는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일까? 챔피언이 되기까지 형제가 흘렸던 땀과 눈물을 정녕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파이터'에 대한 평가는 다소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스토리 전개가 지극히 평면적이고 신파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클라이맥스도 없다. 권투 잘하는 시골 청년이 가족과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마침내 챔피언에 오른다는 기본 골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다소 지루하다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라고 할 수도 있도 있고 극적인 재미를 극대화하려다 보면 오히려 리얼리티를 훼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 속으로 쉽게 몰입되지 못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강약 조절 및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라면 스토리를 상당 부분 다듬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것도 그 까닭에서다.

또한 주인공 믹키 보다 그의 형 딕키가 더 부각된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챔피언을 향한 믹키의 노력보다는 그를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한 딕키의 역할이 더 커 보인다. 영화 '파이터'의 주인공은 믹키 역의 마크 워버그지만 딕키 역의 크리스찬 베일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형식이다. 믹키의 챔피언 등극보다는 약물중독자 딕키의 갑작스러운 변신이 주된 내용으로 보일 정도다.

동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겠지만 약물을 끊는 게 어디 동생을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권투 영화이면서 경기 장면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7라운드까지 맞기만 한 복서의 얼굴이 별로 상하지 않았다는 점도 리얼리티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권투 경기가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권투 영화에서 꼭 필요한 부분임에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오해와 갈등 끝에 형제가 의기투합해서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감동으로 완성 지으려거든 실제 경기 장면을 삽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부분을 단순히 자막으로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갑자기 뚝 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영화의 내용보다는 믹키의 여자친구 샬린 역으로 나오는 에이미 애덤스에게만 자꾸 눈이 갔던 이유다.

파이터(The Fighter, 201)
드라마 / 미국 / 114 분 / 개봉 2011.03.10 / 감독 : 데이빗 O.러셀
주연 : 마크 월버그(미키 워드), 크리스찬 베일(딕키 에클런드), 에이미 애덤스(살린 플레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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