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주먹으로 관심 받는 여자가 있다. 배우 이시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KBS2 드라마 '부자의 탄생'에서 귀여운 푼수로 사랑받았던 이시영은 지난 2011년 3월 경북 안동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체급에서 우승하면서 무서운 여자로 변신한 바 있다. 전문가들조차 "왼손 스트레이트가 무척 정확하다. 신인치고 아주 훌륭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이시영은 위험한 여자였다.
그런 이시영이 다시 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의 여인으로 나타났다.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통해서다. 엊그제 개봉한 이 영화에서 이시영은 뭇 남자들에 애간장을 녹이는 부산 사투리의 여인 다홍 역을 맡았다. 그야말로 몸서리 처질만큼 사랑스러운 모습니다. CF에서나 불 수 있음직한 하얀 모자에 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주인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럼 영화는 어떠했을까? 제목에서 보듯이 '위험한 상견례'의 장르는 코믹이다. 제목처럼 상견례를 앞두고 벌어지는 위험한 해프닝들을 담고 있는 영화로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자칫 진부해 보이는 소재이지만 비교적 깔끔하게 담아냈고 나름대로 시나리오도 괜찮았다. 그것이 어이없는 웃음이던지 아니면 통쾌한 웃음이던지 상관없이 2시간 동안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최근들어 영화를 분류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초특급 스타들의 등장 여부이다. 하지만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는 흔히 말하는 유명 배우들이 단 한 명도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낯익은 얼굴들이지만 그렇다고 거액의 개런티를 자랑하는 배우들은 없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별이라고는 해도 주연감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송새벽과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챔피언 이시영이 그나마 가장 스타급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개봉한지 며칠 만에 50만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은 유쾌한 웃음이 관객들에게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재미있는 영화였고 등장인물들 모두가 사랑스러운 영화였다. 중견배우 김수미의 간드러진 콧소리는 물론이거니와 백윤식, 김응수의 안정적인 연기 그리고 명품 조연 박철민, 김정난 커플의 뜨거운 불장난 등 곳곳에서 웃음이 펑펑 터진다.
이 영화는 4~50대 세대들에게 웃음과 함께 추억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80년대 말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래 그때는 그랬었지" 하면서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영화 자체가 고루하지는 않다. 엄마, 아빠 세대들이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영화관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유쾌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위험한 상견례(2011)
코미디 | 한국 | 118 분 | 개봉 2011.03.31 | 감독 : 김진영
주연 : 송새벽(현준), 이시영(다홍), 백윤식(영광), 김수미(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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