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떼돈 벌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사는 세상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자주 이직하는 사람을 '뜨내기'라고 손가락질하며 벽안시(白眼視) 하던 시절이 있었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면 쉽게 놔줄 리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면 오히려 무능하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일수록 머무르지 않고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 떠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예전에는 잦은 이직이 흠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훈장처럼 여기기도 한다. 이전에는 이직 횟수를 일부러 숨기기도 했으나 이제는 자랑처럼 떠벌이기도 한다. '나는 왜 구글을 그만두고 라쿠텐으로 갔을까?'의 저자 오바라 가즈히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맥킨지&컴퍼니(McKinsey&Company)를 시작으로 구글(Google)을 거쳐 라쿠텐(樂天)에 이르기까지 열한 번을 전직한 인물이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경우 반응은 둘로 나뉘기 마련이다. 어쩌다가 그랬느냐며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 게 하나이고, 대단한 결정을 내렸다며 용기를 가상하게 생각하는 게 다른 하나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지 않은 호기심을 느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기업이라는 구글을 그만두고 일본 쇼핑몰에 불과한 라쿠텐으로 갔다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정작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이직이 아니다. 'IT 비즈니스의 새로운 성공 원리'라는 부제처럼 그가 경험했던 IT 비즈니스에 대한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20여 년 전 인터넷이 일반에게 개방되면서 그때까지와 다른 네트워크 사회라는 길을 선택했다면 20년이 지난 지금은 '제2의 변곡점' 입구에 서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지난 20년간 우리가 무엇을 해왔는가에 대한 정리의 의미도 있다.



저자는 유저(user)가 직접 구매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싣기 위한 플랫폼(platform) 전문가를 자처한다. 그는 지진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제대로 분배되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모두가 웃는 얼굴로 행복해지는 인터넷 사회를 만들려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를 묻는다. 이 책은 그에 대한 해답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돈을 벌려면 싼 상품을 사들여 비싸게 팔면 됐다. 여기에는 시간과 장소도 포함된다. 인도에서는 저렴한 후추를 사다가 유럽에서는 비싸게 팔아먹는 식이었다. 인도인들은 유럽에서 후추가 그렇게도 비싸게 팔리는 줄 몰랐으므로 싸게 팔았고, 유럽인들은 인도에서 후추가 그렇게 싼 줄 몰랐으므로 비싼 돈을 내고 샀다. 정보의 비대칭이 불러온 결과였다.
 
하지만 웬만한 정보를 인터넷에서 모두 얻을 수 있는 지금은 절대 폭리를 취할 수 없다. '가치의 차이'가 '정보의 차이'로 대체된 것이다. 그러므로 유저의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네이버가 한국 인터넷에서 공룡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단시일 내에 많은 유저를 확보한 후 지속적으로 유지했기에 가능했다. 세계적인 공룡인 구글은 말할 필요도 없고.
 
이처럼 이 책에는 구글이 승자가 된 사정이라든지 과금 비즈니스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처럼 IT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만 할 내용들이 들어있다. IT와 관련된 사항들이지만 그렇다고 딱딱하거나 전문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에세이를 읽듯이 가볍게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IT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쑥쑥 자라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을 집어 든 이유 중에 하나는 모두가 들어가고 싶어 하는 구글에서 일개 쇼핑몰에 불과한 라쿠텐으로 이직한 이유가 궁금해서일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라쿠텐에서 하고 싶은 일, 라쿠텐에서라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이유를 똑 부러지게 밝히지는 않는다. 그것을 밝히려는 목적으로 쓴 책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원제는 한국과 달리 구글이나 라쿠텐이 들어가지 않는 'ITビジネスの原理'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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