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도 펼쳐들게 만든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 내가 사는 세상


말하자면 나는 수포자였다. 수학을 포기한 자. 어줍잖게 문학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과가 아니라 문과를 선택한 배경에 수학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문과는 수학을 포기해도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등 사칙연산만 하게 되리라 믿었었다. 그러한 믿음은 미적분을 활용하는 경제원론에서 다시 머리를 쥐어 뜯어야 하는 악몽으로 변했지만.

사실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학교를 졸업하면 '수학'하고는 담 쌓고 지내도 되기 때문이다. 회사 업무에서 필요한 것은 고차원적인 '수학'이 아니라 지극히 단순한 '산수'로 해결되는 일이 대부분인 탓이다. '수학'보다는 오히려 '회계'쪽 지식을 더 필요로 하기도 한다. '회계' 역시 '수학'이 아니라 사칙연산으로 처리하는 '산수' 분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회사에서 꼭 필요한 수학'이 있단다. 그것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수학'이란다. 수포자 입장에서 비전코리아의 '회사에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Mathematics for business)'이라는 책을 예사롭게 넘기지 못하고 눈여겨 본 이유도 그래서다. 업무에 필요하다니, 알야아만 한다니, 최소한의 기본이라니, 한 번은 봐야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생긴 것이다.

일본인 저자 후카사와 신타로는 직장인이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가 빨리 계산하거나 정확하게 계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한다. 물론 그런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문제를 추리해서 불합리를 바로잡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시키는대로 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의심을 바탕으로 더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꾸준히 탐구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학교 다닐 때 수학 성적이 좋은 사람이 연봉도 높다는 물음에는 NO라고 답한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과 업무용 수학은 전혀 다르므로 수학 성적과 직장인의 성과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학교에서 배운 수학은 말하자면 '근육 트레이닝'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기초 능력을 활용(응용)해서 본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는 한다. 그러니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수학이라는 근육 트레이닝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있다.

수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직장인이 익힐 수 있는 기초 능력은 설명하는 힘, 탐구하는 힘, 부정하는 능력, 발상하는 능력, 정리하는 능력 등 다섯 가지다. 이러한 능력을 키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가시화 할 수 있게 된다, 망설이지 않게 된다, 손해를 보지 않게 된다, 설득할 수 있게 된다, 업무가 빨라진다와 같은 '기술'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가 수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수학이 단순히 주어진 규칙대로 계산을 하고 정답을 말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사유에 의해 구성된 추론의 전제로 삼는 명제를 가정하여 올바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즉 여러 가지 정보를 정리해 모순을 발견할 줄 알면 업무에서도 이런 순간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발언에 담긴 진짜 의도를 파악할 때 최고라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수학 알레르기' 환자들에게는 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저자는 직장 동료들과 똑똑하게 더치페이하는 방법, 학과 거북이의 숫자로 계산하는 셈법인 학거북산법, 사무실 사타리 타기에서 승률을 높이는 방법, 19단으로 대표되는 인도수학 간단하게 하는 방법 등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들도 수학으로 설명하고 있다. 가볍게 읽다보면 수학과 친해지고 나아가 수학으로 업무를 해결하는 능력도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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