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없는 여자의 유쾌한 성적 환타지 쩨쩨한 로맨스 내가 사는 세상


영화 '쩨쩨한 로맨스'의 장르를 애로라거나 성인영화로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3류 배우도 아닌 이성재가 '나탈리'를 통해서 성인영화배우로 거듭나기는 했지만 드라마 '파스타'를 통해서 로맨스 가이로 자리 잡은 이선균이 그런 모험을 감행할 이유가 없으며 상대 배역인 최강희 또한 벗을 만큼 한물 간 여배우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이 야하다거나 화끈하다고 할 때면 영화에서의 노출 수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이선균과 최강희가 화끈한 배드신을 펼친다니 도저히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쩨쩨한 로맨스'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믹 멜로가 아니던다. 유쾌한 웃음과 함께 뜨거운 러브신은 도저히 어울릴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백번 양보해서 설령 과감한 노출이나 배드신이 나온다 해도 숨소리 거친 심각한 장면이 아니라 코믹한 상황을 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닐까. 그러니 웃기거나 재미있을지언정 야하다거나 화끈하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게 생각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다. 여간해서는 이 등급을 받기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이 영화의 노출 수준을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사실을 모른 채 제목만 보고 영화를 골랐으니 당연히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쩨쩨한 로맨스'를 본격 성인영화로 규정하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 과감한 노출이 있고 화끈한 배드신이 있으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게 만화적 상상력에서 기이한 것들인 이유에서다. 만화가 정배(이선균)와 스토리 작가 다림(최강희)의 콤비가 만들어가는 만화 속에는 과감한 노출은 있지만 노출이라 할 수 없고 화끈한 배드신이 나오기는 하지만 배드신이라 할 수 없는 절묘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과감한 노출과 화끈한 배드신은 코믹적인 상황을 더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는 그래서 순결을 유지하고 있는 처녀가 그리는 에로적 상상력이라는 설정 때문이다. 정배에게 자신의 무경험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다림은 책에서 본대로 배운 대로 행동하게 되는데 이 장면은 흡사 '지붕 뚫고 하이킥'의 현경이 열연했던 "키스를 글로 배웠습니다"편을 떠올리게 만드는 대목이다.

영화 '쩨쩨한 로맨스'는 에로와 코믹을 적절하게 결합시켰듯이 만화와 현실을 적절하게 결합시키기도 했다. 코믹 멜로가 아니라 코믹 에로영화라고 해도 틀리지 않은 영화적 장르가 되어버렸지만 그만큼 유쾌하기 때문에 그다지 낯 뜨겁지도 않다. 야하다거나 화끈하다는 표현은 기대에 비해서 그렇다는 말일뿐 전체적으로는 유쾌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이선균의 버럭 연기와 최강희의 맹한 매력도 이 영화를 유쾌하게 만들어 준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보였던 두 배우의 만남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쩨쩨한 로매스(Petty Romance, 2010)
멜로/로맨스, 코미디 | 한국 | 118분 | 2010.12.01 개봉 | 감독 : 김정훈
출연 : 이선균(정배), 최강희(다림), 오정세(해룡), 류현경(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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