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즐겨야 하는 영화 원티드 내가 사는 세상


영화를 보면서 해석을 시작했다는 건 결코 나쁜 습관이라 말할 수 없다. 빈약한 스토리는 필연적으로 허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러한 허점은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내용인데도 대부분의 영화는 그저 광신도에게 강요하듯 의심하지 말고 무조건 믿으라고 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모두가 광신도인 것은 아니다. 믿음이 투철한 신자도 있겠으나 더러는 의심 많았던 도마처럼 이해를 시도하려는 부류도 있기 마련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를 해석하기 시작했다면 그건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영화를 즐기기를 포기했다는 의미라고 해야 한다.

영화 '원티드'를 보려면 일단 이해하고자 하는 이성적인 판단은 버려야 한다.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다. 그저 의심하지 말고 믿는 사람만이 축복을 받을 수 있다는 사이비 종교처럼 맹신만 있을 뿐이다. 즉, 아무 생각 없이 액션을 즐기던가 아니면 이성적으로 분석을 하던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때로는 아무런 근거 없이 막연히 바라기만 할 때가 더 행복한 법이다. 로또를 살 때 당첨 확률을 따지지 않고도 마치 당첨된듯한 행복을 가지듯이.

​원티드는 머리가 아니라 눈으로 즐기는 영화다. '매트릭스'의 세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펼쳐질 수 없는 액션이 난무하고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아니지만 예언을 중시한다. 그렇다. 굳이 영화를 분석한다면 이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의 '매트릭스'와 톰 크루즈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섞어놓은 영화다. 평범한 직장인이 특수임무를 부여받고 역전의 용사로 다시 태어나는 스토리는 '매트릭스'와 닮았고 예언에 따라 임무가 달라지는 점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다. 하지만 그걸 굳이 의식할 필요는 없다. 의식하면 할수록 아류작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에서다. 다시 말하지만 이해하려 하지 말고 해석하려 하지 말라. 당신의 두 시간은 그 선택에 따라 달라지게 되어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안젤리나 졸리'에 대한 재발견이었다. 입술만 두툼하고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저 그런 여배우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안젤리나가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그녀의 역할은 '매트릭스'의 네오를 도와주는 트리니티의 역할에 불과했으나 여전사로서의 은은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의 선택은 압권이었다.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총알 피하는 장면을 하일라이트라고 한다면 나는 이 부분을 원티드의 하일라이트로 꼽고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이 누구든 선택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두 시간을 즐길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순전히 당신 의지에 달려있다. 원티드는 믿는 자에게만 축복을 주는 영화인 까닭에서다.

원티드(Wanted, 2008)
액션, 스릴러 | 미국 | 110 분 | 개봉 2008.06.26 | 감독 :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주연 : 제임스 맥어보이(웨슬리 깁슨), 모건 프리먼(슬로안), 안젤리나 졸리(폭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222
156
45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