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을까? 혼이 담긴 시선으로 내가 사는 세상


따뜻한 위로의 말 한 마디가 때로는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줄 때가 있다. 말 한 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도 그래서 가능할 게다. 현란한 수식어로 가득한 말이 아니라 진심이 담겨있는 말이 갖는 무게라 하겠다. 매일 아침마다 짧지만 가슴을 울리는 내용을 전해주는 '고도원의 아침편지(www.godowon.com)'가 20년 가까이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 아닌 비결도 같은 이유가 아닐까 싶다.

지난 2001년 8월 1일 그가 보낸 첫 번째 편지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노신의 '고향'을 인용해서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는 구절을 소개하며 "희망이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있고, 희망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실제로도 희망은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고도원의 아침편지에 등록되어 있는 이메일 계정은 2020년 6월 2일 오후 1시 현재까지 3,883,768개에 달한다. 약 4백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매일 아침마다 그의 글을 받아본다는 말이다. 등록되어 있다고 반드시 읽어본다는 말은 아니겠으나 어쨌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글의 편지를 통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고도원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묻고 나에게 답한다'는 부제가 붙어있는 '혼이 담긴 시선으로'는 지난 15년 동안 매일 아침마다 편지를 쓰면서, 그리고 아침편지명상치유센터 '깊은산속옹달샘을 10년 동안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함께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에 대한 책이다. 그러면서 그는 말한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혼이 담긴 시선으로 살아야 한다고.

똑같은 나무도 목수가 누구냐에 따라 단순한 건물에서 작품으로, 작품에서 예술로 올라서듯 인생의 나무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 번뿐인 내 인생의 유일한 목수는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므로 못질, 대패질을 한 번 해도 혼을 담아야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말한다. 혼을 담아 지은 다리는 오랜 세월이 흐르고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가 몰아쳐도 끄떡없이 건재하지만 건성으로 만든 다리는 그저 작은 충격에도 주저앉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장이나 챕터라는 구분이 없다. 그 대신 시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일 장, 이 장, 삼 장이 아니라 첫 번째 시선, 두 번째 시선, 세 번째 시선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혼이 담긴 시선으로'라는 제목도 제목이지만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는 간단한 질문이 나오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 중에서 여섯 번째 시선은 '꿈의 씨앗을 심기 위해서'다. 이에 대한 질문은 사십대 남성의 것으로 "마흔은 인생의 기로에 선 시기인 것 같습니다. 두렵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마흔이라는 나이에도 새로운 인생을 개척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마흔아홉 살에 시작한 자신의 아침편지를 예로 들면서 꿈에 늦은 나이란 없다고 답한다. 내일 뿌리는 것보다는 오늘 뿌리는 것이 더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어느 소설가의 글도 소개하고 있다.

십 년 선배가 후배에게 물었다.
"나이가 몇이냐?" "스물이에요." "야하, 기가 막힌 나이다. 내가 그 나이면 못할 게 없겠다."

그 선배는 십 년 후에 또 물었다.
"너 나이가 몇이냐?" "저 서른이에요" "야하, 좋은 나이다."

십 년 후 만났을 때 선배는 또 물었다.
"지금 나이가 몇이냐?" "마흔인데요." "야하, 정말 좋은 나이다."

쉰이 되어서 선배를 또 만났다.
"너 나이가 몇이냐?" "쉰인데요." "내가 쉰이면 뭐든지 다 하겠다."

저자는 말한다. 행동이 먼저라고. 꿈이란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고 씨는 언제라도 뿌릴 수 있다고. 사십대는 물론, 오십대, 육십대, 칠십대에도 씨를 뿌릴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바로 도전하라고. 도전하되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었다고 걱정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니 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꾸되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꿈에 늦은 나이란 없다고.

저자는 하나의 문이 닫혔다고 해서 절망하지 말라고도 한다. 인생에는 언제나 또다른 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안 될 때는 '이 일은 내길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그 시간에 차라리 다른 공부를 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게 좋다고 권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재능과 관심사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들어간 고도원 자신도 처음에는 목회자가 꿈이었다고 한다.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일등 장학생이었으나 대학신문 기자 일에 푹 빠져 지내고 있을 때 유신헌법이 공포되었고 자신이 쓴 기명 칼럼이 문제가 돼서 긴급조치 9회 위반으로 제적되어 목회자의 꿈을 접어야 했으나 그로 인해 자신 안에 숨어 있던 글쟁이의 꿈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신의 마지막 사랑을 위하여! 그대를 사랑합니다 내가 사는 세상


입소문을 타고 점점 커져가는 불길이 있었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만화가 강풀 원작의 이 영화는 지난 2011년 2월 27일에 개봉한 이래 그해 4월 5일까지 141만여 명의 관객이 관람하면서 당당히 9위의 흥행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아카데미상 작품상에 빛나는 '킹스 스피치'(712,383명)를 앞서는 것은 물론이고 여우주연상의 '블랙스완'(1,603,222)에 그다지 뒤지지 않는 성적이었다. 노인네들의 황혼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의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던 것일까.

이 영화에 대해서 큰 기대를 가지고 극장에 들어서는 사람을 그리 많지 않았을 것이다. 네이버 영화에서 평점 9.53을 기록 중이었고 다음 영화에서도 평점 9.6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크게 재미있으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영화를 보고 온 사람들도 재미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볼만하다: 또는 "괜찮다" 정도의 표현에 머물 뿐이다. "재미있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는 이유에서다.

사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에는 재미있다고 할 수 있는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 인기 스타가 출현하는 것도 아니고 마음껏 웃을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한 것도 않다. 인기 만화가의 작품이 원작이기는 하지만 유지태 주연의 '순정만화'나 차태현의 '바보', 고소영의 '아파트' 등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으므로 원작의 인기나 원작자의 명성하고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비교해서 다른 점은 무엇일까.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특별한 것은 웃고 즐기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인생'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자신조차도 이 영화를 보면서 내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고 사랑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라는 삶의 주제가 피부에 직접적으로 느껴졌다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였다.

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나 가슴이 뛰도록 만드는 말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사랑이라는 말을 잊고 살아가게 된다. 삶에 찌들어서 그렇기도 하거니와 더 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오랜 부부들은 사랑이 아니라 정 때문에 산다고도 하고 오래된 연인들은 습관처럼 만난다고도 한다. 한때는 사랑이라 여겼지만 지금은 사랑이 아닌 하지만 사랑일 수 있는 그것을 영화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려면 눈물을 각오해야 한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만큼 많은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눈물이 창피하거나 찜찜하지 않다. 눈물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과 사랑의 본질을 느꼈기 때문일 게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사랑하기에도 부족한데 미워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말이 실감 나게 될 것이다. 더불어서 앞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을 것이다. 그 짜릿하고 아련한 기억들이 때로는 아픈 상처로 남기도 하지만 대부분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게 된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첫사랑이 아니라 마지막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보고 있는 내게 묻고 있는듯하다. 당신의 마지막 사랑은 어떠하냐고. 지금 당신은 마지막인 것처럼 간절하게 사랑하고 있냐고.

그대를 사랑합니다(2010)
​드라마 | 한국 | 118 분 | 개봉 2011.02.17 | 감독 : 추창민
​주연 : 이순재(김만석), 윤소정(송이뿐), 송재호(장군봉), 김수미(군봉 처)

성공하는 독학 공부법에 대해서 동경대 교수에게 들어보니 내가 사는 세상


안타깝지만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지만 열심해 해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도 많다. 공부가 그렇다.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도, 아무리 우격다짐으로 우겨넣어도 머리 속으로는 도무지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술 배가 따로 있다는 말처럼 공부 머리도 따로 있는 듯하다. 돌대가리라는 핀잔이 전혀 허튼소리 같지도 않다.

회사 동료 아이는 그 흔한 과외도 없이 명문대에 진학했다. 가히 공교육의 쾌거라 할 만하다. 반면 우리 아이는 학원을 다니고도 힘겹게 서울 소재 대학에 들어갔다. 남들처럼 과목당도 아니고 고액 과외도 아니기는 하지만 어쨌든 사교육의 힘을 빌렸어야 했다. 그렇게라도 대학에 합격한 게 다행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회사 동료 아이가 더 대견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를 비하할 생각은 없지만.

'자기주도 공부로 집중력을 높이는 독학의 비밀'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동경대 교수가 가르쳐 주는 독학 공부법'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두 눈이 번쩍 뜨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과외비를 아낄 수 있겠다는 속물적인 생각과 함께 입시를 앞두고 있는 둘째 아이에게 제시할 수 있는 공부법에 대한 방향이 들어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에서다. 자기주도 학습이 입시사정에서 주요한 포인트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겠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공부하는 학생을 위한 책이 아니었다. 물론 학생들에게도 좋은 공부방향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저자인 야나가와 노리유키 자신도 아버지를 따라 청소년기를 해외에서 보내야 했으므로 정규과정이 아니라 독학을 통해서 고등학교와 대학교 과정을 마쳤고 동경대 경제학 교수까지 되었으니 그의 공부법에 귀를 기울여볼만 하다.



그러나 그보다는 평생교육을 실현해야 하는 기성세대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나이 먹으면 머리가 굳어 공부하기 힘들다는 편견 아닌 편견을 가진 세대들이 읽어야 할 책이었다. 뭔가를 배운다는 것은 누구의 강요에 의한 일이 아니고, 자신이 알고 싶은 바를 배우고 자신의 머리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일이므로 공부는 원래 꽤나 즐거운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독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저자 자신이 독학으로 성공한 이유도 있지만, 남에게 맞추지 않고 '나에게 맞는 페이스대로' 공부할 수 있는 까닭에서다. 즉,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을 자기 페이스에 따라 배우고 생각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빨리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깊이 이해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공부 방식이 달라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람에 따라 배움의 속도에 차이가 있고, 그 빠른 속도가 반드시 이해의 질과 일치할 수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므로 "나는 머리가 나쁘니까"라든가 "공부 같은 건 체질에 맞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사실은 공부하는 형식이 자신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타입을 파악해서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는 것이다. 취향이나 필요에 따라 페이스대로 자유로이 배우고 싶은 바를 공부하는 게 독학의 최고 장점이다.

하지만 분명히 해햐할 것은 공부의 요령이라고는 해도 시험을 보는 기술이나 계산 능력을 통달하는 학습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시험을 보는 기술이란 공부하는 요령이라기보다는 작업하는 요령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의 요령과 달리 학습은 될 수 있는 대로 생각이나 고민을 덜하기 위해 머리를 쓰지 않고 결과를 내놓으라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재미있는 공부다. 자신에게 맞지 않아 진도가 나가지 않는 교재는 아무리 비싸게 주고 샀더래도 과감히 버리라거나, 모두 머리에 넣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3할 정도에 만족하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목표가 너무 높으면 쉽게 지쳐 포기하기도 쉬우니 차라리 조금씩 목표를 올려가는 게 낫다고 한다. 다시금 공부를 시작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다.

파이터, 눈물을 흘릴만큼 감동적인 영화였나 내가 사는 세상


감동적인 형제애.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2011)에서 남녀우수조연상을 휩쓸었던 영화 '파이터(The Fighter)'에 쏟아진 찬사다. 이 영화에서 복서 믹키 워드의 형이자 트레이너인 딕키 역의 크리스찬 베일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그들의 엄마이자 매니저인 앨리스 역의 멜리사 레오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과 편집상 등 6개 부분에 노미네이트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 수준을 한껏 올려놓은 상태다.

비록 작품상의 영예는 콜린 퍼스 주연의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가 차지하기는 했어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은 그만큼 재미도 있고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작품상 후보에는 블랙스완과 인셉션, 에브리바디 올라잇, 127시간, 소셜 네트워크, 토이스토리3, 더 브레이브, 윈터스 본 등이 함께 이름을 올렸었다.

이러한 사실을 반영하듯 영화 '파이터'에는 개봉전에 실시된 시사회 이후로 각종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영화 평점에서도 10점 만점에서 9.28점(643명 참여)을 기록하고 있고 다음 영화에서도 그와 엇비슷한 9.2(199명 참여)를 기록하기도 했다. 블랙스완이 8.77, 127시간이 8.01, 에브리바디 올라잇 7.42, 소셜 네트워크 7.49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파이터'는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일까? 챔피언이 되기까지 형제가 흘렸던 땀과 눈물을 정녕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파이터'에 대한 평가는 다소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스토리 전개가 지극히 평면적이고 신파적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클라이맥스도 없다. 권투 잘하는 시골 청년이 가족과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마침내 챔피언에 오른다는 기본 골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다소 지루하다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라고 할 수도 있도 있고 극적인 재미를 극대화하려다 보면 오히려 리얼리티를 훼손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야기 속으로 쉽게 몰입되지 못한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이 아닐 수 없다. 강약 조절 및 극적인 전개를 위해서라면 스토리를 상당 부분 다듬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되는 것도 그 까닭에서다.

또한 주인공 믹키 보다 그의 형 딕키가 더 부각된다는 점도 문제다. 그러다 보니 챔피언을 향한 믹키의 노력보다는 그를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한 딕키의 역할이 더 커 보인다. 영화 '파이터'의 주인공은 믹키 역의 마크 워버그지만 딕키 역의 크리스찬 베일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형식이다. 믹키의 챔피언 등극보다는 약물중독자 딕키의 갑작스러운 변신이 주된 내용으로 보일 정도다.

동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겠지만 약물을 끊는 게 어디 동생을 위해서라고 말할 수 있을까? 게다가 권투 영화이면서 경기 장면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7라운드까지 맞기만 한 복서의 얼굴이 별로 상하지 않았다는 점도 리얼리티를 크게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권투 경기가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권투 영화에서 꼭 필요한 부분임에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오해와 갈등 끝에 형제가 의기투합해서 챔피언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감동으로 완성 지으려거든 실제 경기 장면을 삽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부분을 단순히 자막으로만 처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갑자기 뚝 끊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영화의 내용보다는 믹키의 여자친구 샬린 역으로 나오는 에이미 애덤스에게만 자꾸 눈이 갔던 이유다.

파이터(The Fighter, 201)
드라마 / 미국 / 114 분 / 개봉 2011.03.10 / 감독 : 데이빗 O.러셀
주연 : 마크 월버그(미키 워드), 크리스찬 베일(딕키 에클런드), 에이미 애덤스(살린 플레밍)

주식으로 대박을 꿈꾸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은... 대한민국 주식투자를 지배하는 100가지 법칙 내가 사는 세상


수입이 일정한 월급쟁이가 목돈을 쥘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으로 대박나는 것이다. 은행 저금으로 목돈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요즘처럼 제로금리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고. 한 달에 300백만원을 버는 봉급자가 한 푼도 쓰지 않고 8.33년을 모아야 3억짜리 집을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강 건너로 가면 집을 사기는커녕 전세집을 얻기도 쉽지 않고.

죽을 줄 알면서도 불꽃을 향해 달려드는 불나비처럼 많은 사람들이 손실의 우려가 있음에도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현실이 팍팍하면 팍팍할 수록,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으면 없을 수록, 주식에 기대게 되는 것이다. 제한된 정보로 움직이는 개인 투자자는 절대로 기관을 이길 수 없다고도 하지만 자기만은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은 하나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이다. 5,000원짜리 주식을 사서 10,000원에 판다면 손쉽게 두 배를 벌 수 있게 된다. 세상 어디에도 이만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더구나 주식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로 움직인다. 5,000원짜리가 상종가를 치면 5,750원이 되고 다음날도 상종가를 치면 750원이 아니라 862원이 올라 6,612원이 된다. 원금의 두 배로 불어나기까지 단 5일만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급격하게 올라갈 때도 있지만 반대로 내려갈 때도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5일만에 원금의 두 배가 넘는 이익을 가져다 주기도 하나 5일 만에 반으로 꺾이기도 한다. 가짜 백수오 파동을 일으켰던 내츄럴엔도텍의 경우 9일 동안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4월 15일 91,000원이었던 주가는 11,050원(5월 13일)으로 급락한 상태다. 10주만 가지고 있어도 이 기간 동안 잃은 금액은 799,500원에 달한다.



'대한민국 주식 투자를 지배하는 100가지 법칙'은 너무 쉬워 실수하는, 그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주식 투자의 기술'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다. 제목만 보면 주식으로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말해줄 것처럼 보이지만 그보다는 주식의 기본에 대해서 말한다. 즉, 수학정석이나 성문기본영어처럼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한 번은 꼭 봐야하는 참고서들처럼 주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기본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주식의 원리나, 분석 방법 등을 제시하는 책도 아니다. 주식에 빠져 미쳐 챙기지 못했던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일종의 잠언서라고 하겠다. 그런만큼 '결혼하고 싶은 사람을 고르듯 주식을 선택하라'거나 '잿빛 현재에서 핑크빛 미래를 사라', '백미러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 '아우토반을 달릴 때는 뒤를 돌아보지 마라'와 같이 소제목에서부터 가슴에 새겨야 할 멋진 명언들이 난무한다.

저자는 주식시장이란 주정뱅이부터 부호까지 그리고 투자자와 투기꾼이 공존하는 공간이므로 현명한 투자자든, 현명한 투기꾼이든, 현명하지 못한 투기꾼이든 '돈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기본에 충실하라'고 권한다. 그야 투자를 하든, 투기를 하든, 선택을 할 수 있고 잃지 않는 매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저자는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고 한다. 하나, 투자 원칙은 세웠는가? 둘, 언제 살 것인가? 셋, 언제 팔 것인가? 넷, 보유할 것인가? 다섯, 손절매를 할 것인가? 저자 역시 너무 쉬워 실수하고, 너무 하찮게 보여 지키지 않은 주식 법칙들을 찾아 기본부터 다시 공부했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법칙들은 머리에 담았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되는 두세 가지의 법칙은 가슴에 새기로 이를 악물고 실천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0가지는 그리 어렵지도 않고 부담스러운 내용도 아니므로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미 오랫동안 주식을 해온 사람이라면 지극히 당연한 공자님 말씀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처럼 부담없이 읽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겠다. 물론 주식 초보자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인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주식 시장은 야구가 아니다.
​당신은 공이 들어올 때마다 매번 배트를 휘두를 필요가 없다.
​당신에게 알맞은 공이 들어올 때를 기다려 치면 된다."
​- 워런 버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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